그분이실까

Cambodia 2020. 9. 1. 00:12

그래, 뭐라도 쓰자. 뭐라도 쓰는 것 자체가 내게 힐링이 되고 성찰이 되고 성장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좀 오래...아마 3주도 넘었을 것이다. 우리 센터에 전기 한파트가 사라졌었다. 사무실에도 전기가 없었고 부억에도 전기가 없었다. 사무실 일은 저녁 5시에 끝나므로 괜찮지만, 저녁 식사 요리 준비까지도 괜찮지만,  밥을 먹은 후 반찬들을 정리할 때 까매진 부억에서 눈에 불을 켜다시피 해서 특히 냉장고를 열 때 쏟아져나오는 빛살에 의지하며 했어야 했다. 지난 파트의 전기가 나갔을 때는 냉장고 전기 공급이 중단되었으나 대신 이번엔 다행이도 냉장고쪽 전기선은 들어왔었다. 해인신부님이 고생하셨을 것이다. 방에도, 화장실에도 전기가 없었으니. 연장선이란 연장선은 다 모아서 전기가 나오는 쪽부터 연결하고 연결해서 꼭 필요한 부분만 끌어서 썼었다. 나는 그것도 할 줄 몰랐는데... 특히 물을 사용하는 부분, 2층으로 물을 올리는 부분에도 전기가 필요한데...해인신부님이 어째저째 연결을 잘 하셔서 해결해주셨다. 그래도 처음에는 무지 불편했다. 센터에 있다가 집에 오면 마치 집도 전기가 문제가 있는 것처럼 착각을 하다가 갑자기 불을 켰을 때 환하게 정상으로 들어오는 순간 안도를 하는 것이었다. 그 불편함이 익숙함으로 가는 날들 중 오늘에서야 전기가 다시 들어왔다. 어마어마한 전기공사비를 투자했어야 했다. 돈은 아깝지만 어쩔수 없다. 그렇게 전기 없이 살 수도 없으니. 뭐든 없어져봐야 귀함을 안다는 사실을...하도 많이 겪어서 분명히 알고 있는데 그런데도 계속 계속 나를 가르치려 든다. 캄보디아가 그렇게 하는가, 아니면 그분이신가. 

Posted by ♡프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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