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Cambodia 2021. 1. 8. 00:07

오늘은 캄보디아가 크메르루즈 정권으로부터 독립한 날이다.

빨간날이어서 좋았다. 

어젠 O신부님 오셔서 맛있는 음식을 해드렸더니 

"난 맛을 몰라요" 하셨다. 

앵그리버드님보다 더 업그레이드 된 버전의 음식 평가가 아닌가!

앵그리님은 알면서 모른척 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분은 정말 모르시는 분 같았다. 순수한 표정이었다. 

그래서 용서가 되었다. 큿

그 이후로 우리끼리 음식 먹을 때 "맛을 몰라요" 농담하며 웃었다. 

우린 어느 문장에 꽂힐 때가 있다. 

그 문장은 한 몇개월 간다. 

 

함께 크메르어로 미사 드리고

함께 영어로 성무일도를 바쳤다. 

어제 저녁 식사에 이어 긴긴 아침을 함께 먹었다. 

반가워하며 많은 소식들을 주고 받았다.  

분명 밝고 유쾌한 얼굴인데

큰 책임을 오래 맡고 살아왔으므로 많이 지쳤고

가까운 미래에 안식년을 하고 싶다 하셨다. 

안식년? 십년이 지난 나는 언제 안식년을 해야 하나....하는 생각이 스쳐갔다. 

한국가서 2주 격리 다시 캄보디아 와서 호텔서 2주 격리..

그걸 몇번 하시고나니 이젠 한국은 가급적 못 가겠다고 하셨다.

격리? 나도 한국을 다녀와야 할텐데 어떻게 답답하게 호텔방에서 격리하지? 상상도 했다. 

그렇게 손님신부님은 떠나셨도 

모처럼 아이들도 교사들도 오지 않아

자유롭고 편안한 오전, 오후를 보냈다. 

 

저녁엔 셋이서 쌀국수를 먹으러 갔다. 

그리곤 인공배에서 한 40분즘 걸었다. 

아이스크림을 사먹으려다가 참았다. 

돌아와서 언니와 비밀의 숲 시즌2를 시작했다.

 

독립이 된 이 나라 땅에서 내가 이렇게 평범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것

감사한 일이다. 

 

 

 

 

 

 

 

 

 

 

 

 

 

 

 

 

 

 

 

'Cambodia'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마운 알릴레오 북  (0) 2021.01.11
애틋함인가 오지랖인가  (0) 2021.01.10
아름답다.  (0) 2020.12.27
잠옷패션쇼 큿  (0) 2020.12.26
꽃보다 더 예쁜우리 마을공부방 아이들  (3) 2020.10.27
Posted by ♡프라니
l